홍룡사
개천을 가로질러 건너가는 다리 옆으로 시원한 대나무 숲이 있다. 원한 많은 영혼이 쉬어가듯 바람이 불어도 대나무는 흔들리지 않는다.
연꽃이 왜 불교를 상징하는지 역사적 지식은 없다. 그래도 연꽃을 보면 불교의 향 냄새가 풍겨나는 것만 같다.
주지 스님 애지중지 하시는 목탁만 같다. 놓여있는 모습이 무릅꿇고 불공드리는 동자승같아 기분 좋다.
부처님 위로 잔뜩 붙어있는 Post. Post it이 나오기도 한참 전에 사람들은 이렇게 소원을 천정에 붙여놓는 법을 알아냈다. 부처님께서 이 소원 다 들어주려면 똥줄좀 타실 것 같다는 생각이.... 절간마다 이런 소원이 잔뜩 붙어있다.
숲과 건축과 단청이 녹아 화려한 자태에 어울리지 않게 겹손한 멋을 부린다. 멋은 부리는 것이 아니라 우러나는 것이라 했던가? 이 황홀한 단청은 도시로 내려가면 그 빛을 바래고 초라해진다. 존재들이란 다 그들만의 자리가 있다. 단청도 산도 사람도.
난 불교신도가 아니지만 단정하게 놓인 방석을 보고 부처님께 절 한번 올렸다. 너무 겸손한 방석, 너무 겸손한 촛불, 그리고 그 겸손한 부처님의 AU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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