ㅠ.ㅠ

안녕히 가십시오, 리영희 선생님.

선생님이 떠나가심을 민중이 슬퍼하지 않는다면, 제 마음은 바닥에 꼬꾸라져버릴지도 모릅니다. 다행이 선생님께서는 변하지 않는 세상을 향해 변하지 않는 마음을 남겨두고 가셨습니다. 광주 이후 무엇이 변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민중은 이 나라에게 민주라는 옷을 입히고 10년을 살았지만, 여전히 변한 것은 없습니다. 변한 것이 있다면 이 나라에 민주의 옷을 입히기 위해 제가 투표했던 대통령들만이 선생님보다 먼저 떠나가셨을 뿐입니다.

민중은 경제를 위해 민주를 땅에 묻고 제사만 지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경제가 돈으로 돌아가는 줄 아나 봅니다. 사람들은 Credit이 은행에서 나오는 줄 아나 봅니다. 사람들은 신뢰가 Business의 기본인지 모르나 봅니다. 정신과 현실을 날카로운 칼로 베어내어 돈만 벌어들일 수 있을 줄 아나 봅니다.

청이 허락한 “조선”이란 이름이 “대한민국”으로 바뀌었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청의 자리를 미군정이 차지하였을 뿐입니다. 북조선인민공화국은 그저 청이 허락한 이름을 자신들의 정통성을 위해 이용해먹고 있을 뿐입니다. 이름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정통성 역시 민중이 없으면 허울일 뿐입니다. 민중을 위한 역사는 민주화로부터 시작됨을 선생님께서는 항상 말씀하셨습니다. 민주화는 진실로부터 출발한다는 것도 항상 역설하셨습니다. 그 정신을 바탕으로 부마 항쟁, 광주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광주를 민주화 운동의 본격적 시발점으로 본다면, 민주화를 위한 투쟁은 4반세기가 채 되지도 않았습니다. 선생님께서 뿌려놓으신 민주화의 씨앗은 이제야 떡잎을 척박한 토양 밖으로 밀어내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지금의 정권의 의식이 30년 전으로 돌아가버리긴 했지만, 앞으로 선생님께서 뿌려 놓으신 씨앗을 키우기 위해 우리가 할 일들이 많습니다. 선생님의 정신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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