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010의 게시물 표시

보광동 달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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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ise Bourgeois 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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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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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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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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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이란 이름의 아름다움! 남산길을 따라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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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향을 주는 사람, 영향을 받는 사람

INFLUENCERS FULL VERSION from R+I creative on Vimeo .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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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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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신사동과 반포동을 가르는 강남대로. 미친 네온사인이 취객을 유혹하는 보도블록 한 구석에 아이 한 명이 앉아있다. 바닥에 깐 깔개는 11월 초 차갑게 식은 벽돌의 냉기를 막아주기에는 너무 얇다. 아이는 엄마에게 무엇인가를 받아 먹고 있다. 눈이 아프도록 유치한 채도 높은 네온 불빛은 아이가 먹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도록 온갖 색깔로 그것을 물들인다. 잘 알아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강남의 아이들이 먹는 유기농 과자는 아니다. 볼록한 이마 아래로 보이는 그것이 아이의 식욕을 달구었는지, 아이가 들고 있는 그 과자는 침으로, 반사된 네온 빛으로 번들거린다. 아이의 엄마는 옆에서 싸구려 펠트 천 위에 열쇠고리를 펼쳐놓았다. 깔아 놓은 천을 돌돌 말아 끈으로 묶으면 한 손으로 들 수 있을 딱 그만큼의 물건들이 나름의 질서를 가지고 놓여있다. 한 덩어리의 싸구려 물건들, 물건들은 그것들이 가진 속성 별로, 외적 형태의 단순한 차이로 구분한 분류 별로 구분 되고 줄 지어져 아무리 잘 정리되어 있어도, 그녀가 깔아놓은 것들은 누가 보아도 싸구려다. 그래, 정말 미안하지만, 누가 보아도 싸구려다. 그녀가 진정한 보따리장사였다면 물건을 그런 안목을 가지고 떼어오지는 않았을 것 같다. ‘진정한 보따리장사’? 보따리장사 비웃으시나? 그들은 일명 '나까마'라 불린다. 보따리에 들고 다니기에는 너무 커버린 대형 유통업자들도 있다. 덩치 꽤나 있는 나까마들은 세계를 누빈다. 법인 사업자만 아닐 뿐이지 그들은 정말 무역업자들이다. 그녀는 열쇠고리를 팔러 나온 것이 아니다. "생존"이란 단어가 그녀를 아이와 함께 신사동 유흥가로 내 몰았을 뿐이다. 그녀는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눈길을 던지지 못한다. 그녀는 "장사"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다. 물건을 판다는 것, 어쩌면 심리학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물건을 사는 줄 알지만, 사실 물건 위에 덕지덕지 달라붙은 의미들을 산다. 권력, 섹스, Class.... 현대의 상품이란 그런...